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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1)

92p ~ 112p

어린 황제를 폐하는 동탁 ㅣ 동탁은 한 황제를 폐하여 진류왕을 세우고 조조는 역적 동탁을 죽이려다 칼을 바치다

 ㅡ 원소는 칼을 그대로 손에 든 채 문무백관에게 작별을 고하고 밖으로 나왔다. 품속에 지녀오던 벼슬직의 상징인 절을 풀어내어 동문 위에 걸어놓은 원소는 기주를 향해 떠나갔다. 

 ㅡ 동탁은 좌우 신하를 꾸짖어 황제를 전각 아래로 끌어내리게 했다. 그러고는 옥새를 빼앗고 북쪽을 향해 꿇어앉게 하더니, 이제부터 신하로서 명령에 복종하라 하고, 태후에게도 태후복을 벗고 새 황제의 명을 받들라 했다. 동탁은 진류왕을 청하여 전에 오르게 하고, 문무백관들로 하여 금 하례를 올리도록 했다.

 ㅡ 보검을 잠시 조조에게 빌려주신다면 당장이라도 승상부에 들어가 동탁을 찔러 죽이겠소. 이 일을 이룰 수만 있다면 내가 죽게 되어도 여한이 없겠소이다. 동탁의 등을 찌르려 하는데 이런 공교로운 일이 또 있으랴. 동탁은 무심코 고개를 들어 벽에 걸린 거울을 바라보다 그 속에 비친 조조의 갑작스런 행동에 급히 몸을 돌렸다. 조조는 엉겁결에 칼을 두 손을 받들고 공손히 꿇어 앉어 아뢴다.
-> "저에게 보검 한 자루가 있기에 특별히 은혜로운 승상께 바치고자 합니다."

 ㅡ 조조는 말을 끌고 승상부를 나서자 곧 그 위에 뛰어올라 동남쪽을 바라보고 쏜살같이 내달아 사라졌다. 관을 지키는 군사의 눈에 수상쩍게 보인 그는 사로 잡혀 현령 앞으로 끌려가고 심문을 당한다. 동탁에게 특별한 대접을 받아온 것으로 아는 그는 계속 질문을 한다. "제비나 참새따위가 어찌 기러기와 고니의 큰뜻을 알겠는가. 너는 운이 좋아 나를 잡았으니 끌고 가서 상이나 청할 일이지, 무엇을 귀찮게 묻는가?" "나를 업신여기지 마오. 내 아직 제대로된 주인은 못 만났을 뿐, 속된 벼슬아치과는 다르다오."

 ㅡ 조조는 고향으로 돌아가 거짓 조서를 내어 천하 제후들을 불러모으고 군사를 일으켜 함께 동탁을 치는 것만이 소원이라고 말한다. 헌령은 친히 조조 결박을 풀어주고 조조를 상좌에 앉히더니 두번 절했다. 헌령은 조조의 충의에 감동하여 벼슬을 버리고 공을 따르고 싶다고 전한다. 헌령과 조조는 각각 칼 한자루씩을 메고 말을 올라 조조의 고향으로 향해 떠났다. 가는 도중 여백사란 이가 살고 있는데 아버지와 의형제를 맺은 사람으로 하룻밤을 묵으러 간다.

 ㅡ 여백사에게 술을 얻으러간 조조는 묶어서 죽이는게 어떨까 라는 얘기를 듣고 남녀 가리지 않고 여덟 식구를 모두 죽이고 만다. 헌령은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부엌 한구석에서 돼지 한 마리를 잡으려 했던 모양이다.
-> '맹덕이 너무 의심이 많아 공연히 착한 사람들을 죽였구나..'

 ㅡ 여백사가 과일과 채소를 들고 오는데 그 마저 여백사도 한칼에 베어 나귀 아래로 떨어뜨린다. 헌령은 너무 크게 놀라 조조를 나무란다.
-> 백사가 자기 집에 돌아가 식구들이 몰살당한 것을 보면 가만히 있겠소? 반드시 무리를 거느리고 쫓아오거나 관가에 알릴 것이니, 우리가 화를 입지 않으려면 방도가 없지 않소."
-> '내가 천하를 배신할지언정 천하가 나를 배신할 수는 없소'

 ㅡ 헌령은 조조가 어진 사람인줄 알고 벼슬까지 버리고 따라왔건만, 조조를 죽이려고 한다.

# 조조가 동탁을 뒤에서 찔러 죽이려고한 스토리는 나관중이 지어낸 내용이라고 한다. 고향으로 달아난 것 역사적으로 기록된 내용을 바탕으로 찌르다, 칼을 바치다 라는 등의 스토리를 창작하고 이러함으로 조조의 용감성과 기지 넘치는 성격을 두드러지게 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잘못 들음으로 인해서 여백사와 그의 가족들을 죽인 것만 보면 역적, 잔인함을 볼 수 있다. 어릴 때 삼국지를 처음 읽고 조조를 느낀 감정은 야비하고 간신적이라고 생각했지만 30대에 느낀 조조를 본 감정은 냉철하고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사려고 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맹덕 조조라는 인물을 통해서 잔인함과 야비함을 배워서는 안되겠지만 후회 하지 말고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최선의 판단을 할 수 있는 냉정함을 배우고 싶다. 내 주변 사람들은 조조를 어떻게 생각할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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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1) 

69p ~ 91p

동탁의 음모 ㅣ 동탁은 온명원에서 정원을 꾸짖고 이숙은 황금과 명주로 여포를 유혹하다

 ㅡ 전장군 오향후 서량 자사 동탁은 지난번 황건적을 치는 싸움에 아무런 공이 없어 조정에서 죄를 물으려 하자, 십장시에게 뇌물을 바치고 다행히 모면할 수 있었다. 그 뒤로 조정으 귀인들과 결탁하여 마침내 높은 벼슬에 올라 서주의 20만대군을 통솔하기에 이르렀다.
"동탁은 이리와도 같은 자라, 경사로 끌어들이면 반드시 사람을 해칠 것입니다."

 ㅡ 진류왕은 부드러운 어조로 동탁을 칭찬하며 격려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한마디의 실언도 없었다. 동탁은 마음속으로 은근히 탄복하며 이때부터 이미 황제를 폐하고 진류왕을 옹립할 뜻을 품었다. 동탁은 하진 형제 수하에 있던 군사들을 포섭하여 병권을 장악한 뒤 이유를 불러 조용히 상의한다.

"내가 이제 황제를 폐하고 대신 진류왕을 세울까 하는데 어찌 생각하느냐?"

이유가 말한다.
"지금 조정에 주인이 없으니 서두르셔야 합니다. 시일이 늦췄다가는 무슨 변고가 생길지 모르니 내일 당장 온명원에 문무백관을 불러모아 황제 폐립하겠노라고 뜻을 밝히십시오. 그리고 반대하는 자가 있다면 무조건 목을 치십시오. 위엄을 세우실 때는 바로 지금입니다."

-> 이때 정원이라는 자가 방해하자 동탁은 칼을 꺼내어 당장이라도 칠 기세였다. 하지만 등 뒤에 한 장수가 막았다.

[여포 등장]
동탁은 노하여 즉시 군사를 이끌고 이유와 함까 나가 진을 쳤다. 양군이 마주서자 동탁은 이내 여포가 오른편에 버티고 서 있는 모습을 보았다. 여포는 묶은 머리에 금관을 쓰고 백화전포와 당예 갑옷을 입고, 허리에 사만보대를 두른 모습으로, 창을 높이 치켜들고 말을 달려 정원을 따라 진 앞으로 나와섰다.

"내가 보기에 여포는 참으로 비상한 인물이다. 이 사람 하나만 얻으면 천하에 두려울 것이 없겠는데..."

"용맹하되 꾀가 없고 이익 앞에서는 쉽사리 의리를 저버리는 위인입니다. 허락하신다면 저의 싱싱한 세치 혀로 여포를 구슬려 제발로 주공을 찾아오도록 만들겠습니다."

동탁은 크게 기뻐하나 어떻게 설득시키냐고 묻는다.

"주공께 적토라 불리는 명마가 있어, 하루에 능히 천리를 간다고 들었습니다. 이 말에다가 황금과 명주를 가지고 여포의 마음을 사로 잡은 다음 달콤한 말로 꾄다면 정원을 배반하고 주공께 투항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적토마]
과연 온몸이 활활 타오르는 불덩어리와 같이 잡털 한 오라기 섞이지 않았으며 머리부터 꼬리까지 길이가 한 장이요, 굽에서 목까지의 높이가 8척, 콧소리를 내며 우렁차게 소리치는 형상은 그대로 치솟아 하늘을 날고 바다 위를 달릴 듯 했다.

-> 이숙이 적토마와 황금, 명주를 가지고 여포를 찾아가 쉽게 투항하게 만든다.

 ㅡ 그날밤 2경 무렵 여포는 칼을 들고 곧장 정원의 장막 안으로 들어가, 정원을 죽인다. 그 뒤로 동탁의 위세는 더욱 커졌다.

# 동탁 또 한 호걸이었지만 부와 명예를 위해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 어린 황제까지 죽이고 권력을 마음대로 사용하는 사람이다. 여포 또 한 주군 정원을 배반하고 동탁 밑으로 들어간다. 지금은 리더가 아니지만 여포처럼 행동하기 싫다. 언젠가 리더가 되겠지만 동탁처럼 권위에 사로잡히지 말고 소위말하는 꼰대가 되지 말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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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1) 

44p ~ 68p

십상시의 난ㅣ 분노한 장비는 독우를 매질하고 하진은 계책을 써서 환관들을 죽이려 하다

 ㅡ 동탁은 농서의 임조 사람으로 자는 중영이다. 그의 벼슬은 하동 태수인데, 원래 성품이 교만했다. 그날도 현덕을 업신여겼다가 장비의 노여움을 샀다.

 ㅡ 주준은 현덕에게 선봉이 되어 맞서보라고 했다. 적진 가운데에서 북소리가 한차례 높이 울리며 한 장수가 급히 말을 몰아나온다. 그는 바로 적의 부장 고승이다. 

 ㅡ 이때 황건적의 잔당 조홍, 한충, 손중 등이 수만명의 무리를 거느리고 각처로 돌아다니며 여전히 살인과 방화, 노략질을 일삼고 있었다. 또한 그들은 반드시 장각의 원수를 갚겠노라고 떠들고 다녔으니, 이에 조정에서는 주준에게 남은 무리들을 완전히 소탕할 것을 명하였다.

[손견 등장]
주준이 성에서 10리 떨어진 곳에 영채를 세우고 군마를 정돈하여 성을 치려 할 때 동쪽에서 한떼의 인마가 달려왔다. 군사를 거느리고 달려온 장수는 오군 부춘 사람 손견으로 자는 문대이며 바로 유명한 손무자의 후손이었다. 

 ㅡ 주준이 군사를 거느리고 경사로 돌아가니, 황제는 그를 거기 장군에 봉하고 하남윤에 임명했다. 주준은 곧 손견과 유비의 공을 조정에 아뢰었다. 손견은 연줄이 있어 별군사마를 제수받았으나, 현덕에게 여러 날이 지나도록 끝내 아무런 기별이 없었다. 현덕이 낭중 장균 앞에 나아가 자신들이 세운 공적을 고하자 정균은 깜짝 놀라 바로 궁중으로 들어가 황제를 뵙고 아뢰었다. 이리하여 현덕은 정주 중산부 안희현이라는 조그만 고을의 현위 자리를 얻게 되었다.
-> 부임한 뒤로 현덕은 언제나 관우, 장비와 식사 잠자리를 같이했으며, 현덕이 관청에 나가 일을 볼 때에는 두 사람은 하루종일 그 옆에 시립하여 조금도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ㅡ 독우(고을들을 순회하며 감독하는 관리) 가 고을로 내려와 현덕에게 거만하게 앉아 손에 든 채찍을 가볍게 들어 답례를 대신했다. 현덕은 공손하게 묻는 말에 답하였지만 독우는 꾸짖고 소리를 버럭 짖는다. 이때 장비가 밖에 나와 술을 마시고는 말을타고 역관 앞을 지나는데, 늙은이 들에게 어떠한 이야기를 듣는다. "유현덕 공을 까닭없이 죄인으로 몰려 하기에 저희들이 그렇지 않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왔는데, 안에 들이기는 커녕 문지기에게 매만 맞고 분합니다."

 ㅡ 장비는 곧바로 독우의 건물로 달려가 머리를 움켜잡아 역관에서 그대로 현청 앞까지 질질 끌고 갔다. 독우를 붙들어매고 옆에 있는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 그의 종아리를 힘껏 때린다. 현덕은 본래가 마음이 인자한 사람이라 즉시 장비를 꾸짖어 매질을 멈추게 하고 손수 그의 묶인 것을 풀어주려는데 관운장이 말한다. "형님이 허다한 공을 세우시고 겨우 현위 하나를 얻어 하신 터에 이제 도리어 독우 따위에게 이처럼 욕을 보셨습니다. 차라리 독우를 죽이고 벼슬을 버린 다음에 고향으로 돌아가 달리 원대한 계획을 세우시는게 나을까 합니다."

# 유비와 관우 그리고 장비의 세 사람의 인품과 성격이 그대로 나오는 장면 중 하나다. 막내 장비는 큰 형님이 그러한 꾸중을 듣고서는 몸이 먼저 나서 독우를 때리고, 유비는 한 번 더 생각해 장비를 꾸짖고 세 사람의 일을 도모하고자 독우의 묶인 손을 풀어주려고 한다. 관우는 큰 형님이 공을 세운 것을 하나의 인물 때문에 욕보인 게 마음에 들지 않았고, 남자답게 독우를 죽이고 다시 시작하자고 한다. 삼국지를 읽음으로 나는 어떤 인물의 성향인지 파악하려고 하는 이유도 있다.

 ㅡ 한편 조정에서는 십상시들이 권력을 잡고 서로 의논하여 저희들의 의사에 반대하는 이들은 모두 잡아죽이려 했다.

# 십상시의 난을 다 읽고나서 인터넷에 한번 더 검색을 해보았다. 무능한 황제 영제는 사치와 향락을 일삼았고, 그에 따라 간신들이 생기는 법. 이 환관들 중 가장 권력을 쥐고 국정농단을 하던 10명을 '십상시'라고 한다. 황건적의 난도 무능한 영제와 십상시가 초래한 일이라고 한다. 영제가 죽은 이 후 하태후의 오빠 하진이 권력을 쥐었다. 애시당초 십상시를 탐탁치않게 여기고 있고 군권을 쥐고 원소에게 5천여명의 군대를 주어 환관세력들을 다 죽여버린 내용이라고 한다.

# 리더가 무능하면 '십상시의 난' 처럼 일이 발생한다. 크게 보아 우리 나라에도 국정농단 사건도 있다. 역사에는 늘 그렇듯 우리 생활 가운데에 교훈으로 남아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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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1)

20p ~ 43p

도원결의 ㅣ 세 호걸 도원에서 잔치하며 의형제 맺고 황건적을 무찔러 세 여웅은 처음 공을 세우다.


 ㅡ 예로부터 이르기를 천하대세란 나누어진 지 오래면 반드시 합쳐지고, 합쳐진 지 오래면 또 반드시 나누어지는 법이라 했으니, 주나라 말년에 일곱 나라로 나뉘어 다투다가 진나라로 통일 되고, 진나라가 멸망한 뒤 초나라와 한나라가 다투다가 한나라로 통일되었다. 한고조 유방이 흰뱀(진나라)을 베어죽이고 의를 일으켜 천하를 통일한 뒤 광무제때에 크게 일어났다가 헌제에 이르러 세 나라로 분열되었으니, 환제와 영제때부터 나라가 어지러워졌다.

 ㅡ 그 뒤로 장양, 조충, 봉서, 단규, 조절, 후람, 건석, 정광, 하운, 곽승 등 열 사람이 한패거리가 되어 간교한 짓을 일삼으니 이른바 '십상시'가 그들이다. 황제도 일개 환관인 장양을 높여 아버지라고 부르니 나라의 정사는 날로 그릇되고 천하 인심이 반란을 생각하여 마침내 도적의 무리들이 사방에서 벌떼처럼 일어나기 이르렀다.

-> 이 때 황건적이 탄생 (장각 / 장보 / 장량) 황색 깃발을 만들어 날을 정하여 거사하기로하였다.

 ㅡ 장각의 무리는 유주 경계까지 침범하고 있었다. 유언은 즉시 방문을 붙이고 의병을 모집했다. 그런데 이 방문이 탁현에 들어가서 그곳의 영웅을 끌어내게 된다.

[유비 등장]
그는 글 읽기를 썩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천성이 너그럽고 온화하고 말이 적으며, 기쁘거나 화나거나 도무지 얼굴에 드러내지를 않고, 원래 마음에 큰뜻을 품어 오로지 천하 호걸들과 사귀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두 귀가 어깨까지 늘어져있고 팔은 남달리 길어 두 손이 무릎을 지나며, 얼굴은 옥처럼 깨끗하다.
한나라 경제의 현손으로 성은 유, 이름은 비, 자는 현덕이었다.

[장비 등장]
현덕이 거리에 붙은 방문을 보고 세상 돌아가는 꼴에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며 탄식을 하는데 뒤에서 크게 소리를 지른다.
"사내 대장부가 나라를 위해 힘을 내려고는 하지 않고 어째서 한숨을 쉬고 있다는 말이오?"
장비라는 사람으로 자는 익덕. 두 사내는 뜻이 맞아 장정들을 모아 함께 대사를 도모하는 것을 의논하였다.

[관우 등장]
대사를 도모하기 전 술을 나누고 있을 때 덩치 큰 장부 하나가 수레에 내려 안으로 성큼 들어왔다. 현덕이 합석이하기를 청하고 그 이름을 물었다.
"내 성은 관, 이름은 우 자는 운장이라고 하오. 이번에 이곳에서 의병을 모집한다는 말을 듣고 지원하려고 찾아가는 길이오."

세 사람은 복숭아 동산에서 하늘과 땅에 제를 지내고, 의형제를 맺은 다음 힘과 마음을 합해 대사를 도모한다.
"저희 유비, 관우, 장비 비록 성은 다르나 이미 의를 맺어 형제가 되었은즉, 마음을 같이하고 힘을 합해 어려운 자와 위태로운 자를 구하며, 위로는 나라에 보답하고 아래로는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되, 저희가 동년 동월 동일에 태어나지는 못했으나 다만 동년 동월 동일에 함께 죽기를 원하오니, 황천후토는 이 마음을 굽어살피시어 의리를 배반하고 은혜를잊거든 하늘과 사람이 함께 죽어주소서."

현덕은 자웅 두자루가 한쌍을 이루는 쌍고검, 운장은 82근짜리 긴 자루가 붙은 반달 모양의 큰칼인 청룡언월도, 익덕은 1장8척에 자루 끝에 뱀처럼 구불구불한 창날을 붙인 장팔사모를 가졌다.

유언은 고위 추정에게 세사람과 함께 군사 5백여명을 거느리고 나아가 도적을 물리치라 했다. 도적의 무리들은 황건적이란 이름대로 모두들 산발한 머리를 누런 수건으로 싸매고 있었다. (쉽게 물리쳤다.)

다음 현덕은 영을 받고 군사를 이끌고 영천으로 갔다. 전세가 불리해지자 화공법을 써 군사를 휘몰아 적진을 치기 시작했다. 날이 훤히 밝아올 무렵까지 쫓고 쫓기는 싸움이 계속되었다. 지칠 대로 지친 장보와 장량이 남은 군사를 이끌고 간신히 길을 찾아 달아나는데, 앞에서 난데없는 한떼의 군마가 붉은 기를 나부끼며 달려오더니 길을 가로 막는다.

[조조 등장]
7척 신장에 눈이 가늘고 수염이 긴 장수가 군사를 거느리고 선두에 서 있다. 다름아닌 패국 초군 태생의 조조로 자는 맹덕이며 관직은 기도위였다. 어려서부터 사냥을 좋아하고 가무를 즐겼으며 꾀가 많아 임기응변에 강했다.

# 진나라가 멸망하고 유방에 의해 한나라로 통일 후 다시 어지럽고 분열되는 시점 인 첫 삼국지 내용과 주요 인물인 유비, 관우, 장비, 조조 등장과 도원결의를 맺은 계기 까지 읽게 되었다. 세 사람은 동탁을 구해내어 돌아오지만 업신여기고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 아직 1권의 1장인 도원결의만 읽었는데 각 인물들의 성향을 잘 살피고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유비와 조조를 통해 어떤 리더가 좋은 리더일까 라는 생각도 더 하게 되었다. 차차 알아가보고 느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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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1)

나관중 지음 / 황석영 옮김

3p ~ 17p

옮긴이의 말 ㅣ 원문의 맛 그대로 느끼는 고전의 재미
 ㅡ 내가 삼국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초등학교 때인 한국전쟁 시기의 피난지 대구에서였다. 당시에 학원이란 청소년 잡지가 나오고 있었는데 거기에 김용환의 코주부 삼국지가 연재되고 있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것은 일제시대 삼국지의 대종을 이루었던 요시까와 에이지의 번역본을 기본 줄거리로 하고 있었다. 즉 유비가 어머니를 위해 돗자리를 짜가지고 저자에 내다 팔아서 차를 구해 오다가 황건적을 만나는 일화가 첫 장면이었다.

 ㅡ 나는 삼국지를 초중고 그리고 군대에서 제대하고 나서도 읽었다. 그러니 유년기를 지나 소년, 청년이 되기까지 몇번이고 읽은 셈이다.

# 초등학교 저학년때 만화로 읽었던 삼국지를 황석영 작가가 옮긴 것을 다시 읽고 싶었다. TV에서 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을 보고 다시 읽어보자라는 생각을 통해 인터넷 검색을 하니 이 책을 많이 추천하여서 선정하게 되었다.

 ㅡ 기존의 번역본에 불만을 느낀 내가 스스로 원문을 다시 음미하면서 번역을 해보리라 작정한 것은 나름대로 다행스런 일이었다. 한문과 우리말 공부도 다시 할 수 있었고, 글쓰기를 못하게 하던 옥살이의 고독과 답답함을 넘어서서 작가의 필력이며 상상력을 녹슬지 않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기존 번역본들에 대한 실망감이 있었다고 한다.)

 ㅡ 삼국지의 어느 해설에나 나오는 이야기지만 이 책의 원래 줄거리는 위, 촉, 오 사마국의 역사를 기록한 진수의 사서에서 출발했다. 역사 기록에다 여러 시대에 걸친 민중들의 구전설화와 창작이 덧붙여져서 삼국지가 이루어진 것이다. 열 중 일곱이 사실이라면 나머지 셋은 지어낸 이야기라고 한다. 이 나머지 셋이야 말로 각 시대를 통해 끈질기게 이어져내려온 민중들의 꿈과 소망이 반영되어 있는 부분이며, 어떤 의미에서는 사실보다 더욱 중요한 역사 의식이다.

 ㅡ 일본에서는 조조를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때로는 그를 중심으로 삼국지의 기본 줄거리를 전개하는 작품도 있으며 우리 번역본 중에도 은근히 그런 시도를 하는 경우가 없지 않은데 이는 패권과 현실에서의 힘을 추구하는 가치관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본다. 이 책에서는 어떤 이는 정의와 의리를 볼 것이며, 어떤 이는 권모와 술수를 그리고 어떤 이는 경영과 처세를 읽을 것이다.

# 작가도 다시 삼국지를 읽을 때마다 처한 사정과 나이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30대가 된 내가 어떠한 느낌을 가지고 읽을 지 참 궁금하다. 잘 읽어보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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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487p ~ 506p (완독)

몽테뉴처럼 죽는 법(3)
ㅡ 몽테뉴는 인간은 절대로 절대적 진실을 알 수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잠정적이고 임시적인 진실을 붙잡는 것이다. 진신의 조각들. 이 진실의 조각들은 고정불변하지 않고 유동적이다. 몽테뉴는 이 조각들이 파닥거린다고 말한다. 하지만 파닥거리면서도 먼 길을 날아갈 수 있으며, 몽테뉴는 그렇게 했다.

ㅡ 소로처럼 몽테뉴도 여러 각도에서 세상을 보았다. 한 생각을 집어 들고 다양한 관점에서 들여보았다.

ㅡ 인간은 불편한 진실을 거부하는 데 능하며, 죽음보다 더 불편한 진실은 없다. 나는 거울 속의 나이 든 내 얼굴을 바라보듯이 죽음을 바라본다. 안 보거나, 본다 해도 옆으로 힐끗 본다는 뜻이다. 죽음의 공격에 맞서 스스로에게 예방주사를 놓으려는, 절박하고 헛된 시도다. 몽테뉴는 그런 회피에 너무 큰 대가가 따른다고 생각했다. 죽음을 회피하면 다른 기쁨까지 전부 사라져버린다. 몽테뉴는 죽음을 자기 자신의 죽음을 온전히 직면하지 않고선 삶을 온전히 살아 낼 수 없다고 말한다.

-> 죽음이 언제든 우리를 찾아올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우리는 언제나 장화를 신고 즉시 떠날 준비를 해야만 한다."

ㅡ 몽테뉴는 자기모순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크고 작은 문제에 입장을 번복한다. 죽음만큼 몽테뉴가 이랬다 저랬다 한 주제도 없다. 초기 에세이에서 몽테뉴는 공부와 사색이 죽음의 공포에서 인간을 자유롭게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마지막 몽테뉴는 입장을 완전히 바꾼다. 그는 철학하는 것은 곧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 결론을 내린다.

# 마지막 몽테뉴가 입장을 바꾼 것 처럼 나도 잘 사는 법을 배우기 위해 이 철학 책을 선정하고 읽고 있다. 죽음은 나의 삶에서 끝이지만 목표는 아니다.

ㅡ 몽테뉴는 죽음을 동경하지 않았다. 삶을 동경했다. 하지만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이러한 삶에 대한 동경을 오전히 실현 할 수 없음을 잘 알았다. 우리는 삶과 죽음이 순차적으로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몽테뉴는 죽음이 우리 삶 속에 평생 녹아들어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아파서 죽는 것이 아니다. 살아 있기 때문에 죽는 것이다.

ㅡ 죽음은 체스나 와인 제조처럼 통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죽음은 기술이 아니다. 죽음은 하나의 지향이며, 자연과 조화를 이룬다. 몽테뉴는 자연에 쓸모없는 것은 없으며, 쓸모없음이라는 개념 자체도 없다. 라고 말한다. 죽음은 삶의 실패가 아니라 삶의 자연스러운 결과다. 몽테뉴는 천천히 죽음에 접근하기 시작한다. 그에게 죽음은 마치 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엽처럼 재앙이 아닌 아름답고 불가피한 것이다. 낙엽은 어떻게 떨어져야 할지 걱정하지 않는다. 우리도 그래야한다.

# 좋은 죽음이란 건 무엇일까? 좋은 삶을 살고 죽는 것인가? 몽테뉴의 철학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 자신을 믿을 것. 자신의 경험을 믿을 것. 자신의 의심을 믿을 것. 경험과 의심의 도움을 받아 인생을 헤쳐 나가고 죽음의 문턱을 향해 다가갈 것. 후회없는 삶을 살되, 정직하고 열정적으로 삶을 살자는 의미 같다.

# 10주 동안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철학자의 발자취에 따라 작가 에릭 와이너가 기차 여행을 하며 들려주는 이야기의 내용, 딱딱하지도 않았으며 마치 소설을 읽은 느낌이었다. 특히 1~4단락은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개 개인마다 철학적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고 굉장히 유용한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철학의 세계에서 눈을 뜨게 된 기분인 것 같으며, 다음 책 초등학교때 만화로 본 삼국지를 어떻게 성인이 된 내가 받아들일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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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484p ~ 487p

몽테뉴처럼 죽는 법(2)
 ㅡ 우리 시대에 죽음은 몽테뉴가 살았던 때만큼 긴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지만 그렇다고 큰 위안은 못 된다. 짧은 그림자라고 해서 그만큼 덜 어두운 것은 아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인간이 죽을확률은 정확히 오차범위 0의 100퍼센트다.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가 수영장에 던져진다.

 ㅡ 슬픔은 사람을 무너뜨릴 수 있다. 슬픔은 사람을 마비시킬 수 있다. 또한 슬픔은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미셸 드 몽테뉴가 붉은 지붕을 얹은 탑 꼭대기 까지 구불구불한 계단을 오르게 만든 것도 슬픔이었다. 바람 부는 언덕 꼭대기에 자리한 이 탑에서 에세를 썼다. 커다란 아름다움은 커다란 고통에서 나온다.

 ㅡ 몽테뉴에게는 거리가 중요했다. 탑에 홀로 있으면서 저기 바깥 세상에서, 어떤 면에서는 자기 자신에게서 스스로를 분리했다. 거울을 보려면 반 발짝 물러나듯이 스스로를 더 분명하기 바라보기 위해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 우리 모두는 스스로에게 푹  파 묻혀 있으며 우리의 시야는 코의 길이 밖에 안된다.

# 코를 움직일 것, 다른 곳에 코를 들이밀 것, 내 자신과 너무 가까이 붙어 있으면 스스로를 바라보지 못한다.

 ㅡ 위를 올려다보니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지혜들이 보인다. "크세주(Que sais-je) : 나는 무엇을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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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456p ~ 475p

보우아르처럼 늙어가는 법(3)
 ㅡ 수용은 보우아르의 작업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아니다. 우리의 비버는 무언가를 선택하고 무언가가 되고 열심히 기투하는 데 너무 바빠서 그저 존재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기투에는 여러 형태가 있다. 비버 같은 근면성실함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늘 그런것은 아니다.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기투이며, 어쩌면 가장 중요한 기투일지도 모른다.

# 받아들이는 법, 진심으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의미 인 것 같다. 요즘 말로 꼰x 문화 나 역시 꼰대기질이 있다. 받아들이는 법 어쩌면 가장 중요한 기투. 명심하자.

 ㅡ 실존주의는 직접 살아낸 삶에 바탕을 둔 철학이며, 파리의 카페만큼 사람들이 삶을 살아내고 있는 곳은 없다. 카페는 인간의 실패와 가능성을 관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실험실이다. 에스프레소의 맛에 감탄하는 젊은 커플과 지적 난투극에 휘말린 노인들, 우아하게 차려입고 샤도네이를 마시며 혼자 생각에 푹 빠져있는 여성 우리는 사회적 역할과 자신의 본질은 혼동한다. 사르트르는 우리가 타인에게 사로잡혀 있으며 타인의 시선대로 스스로를 바라본다고 말한다. 꼭 그렇게 행동해야 할 필요는 없다. 은퇴에 대해 생각해보라. 특정 역할로 평생을 살다가 급작스럽게 이 정체성을 빼앗긴다. 우리도 해방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 순간이 너무 늦게 왔다 하더라도.

1) 과거를 받아들일 것
2) 친구를 사귈 것
3) 타인의 생각을 신경 쓰지 말 것
4) 호기심을 잃지 말 것
5) 프로젝트를 추구할 것
6) 습관의 시인이 될 것
7) 아무것도 하지 말 것
8) 부조리를 받아들일 것
9) 건설적으로 물러날 것
10) 다음 세대에게 자리를 넘겨줄 것

# 다른사람들은 내가 생각한 것 보다 크게 나에게 관심이 없다. 나도 그렇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말자. 과거를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삶을 살고 호기심을 잃지 말자. 멋지게 늙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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