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6p ~341p
세이 쇼나곤처럼 작은 것에 감사하는 법(1)
ㅡ 쇼나곤은 한 길에만 머무르길 거부한다. 그녀는 세련되고 우아한 것들에서 가치 없는 것들로 방향을 꺾엇다가 다시 진정으로 훌륭한 것들로 돌아온다. 쇼나곤이 길을 잃은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쇼나곤은 붓 가는 대로 따라간다. 뜻의 즈이히츠를 하고 있다. 즈이히츠는 일본의 글쓰기 기법이 아닌 글쓰기 기법으로, 내 눈엔 책이 아닌 책을 쓰기에 완벽한 방식으로 보인다. 즈이히츠를 실천하는 작가는 주저하지 ㅇ낳고 자신의 느낌을 따라가 지적 가려움을 긁은 다음, 다시 돌아오기도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도 한다.
ㅡ 우리 모두가 조금 더 즈이히츠를 활용해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글쓰기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야한다고 자기계발서는 조언한다. 가끔 우리는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채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니 움직일 것. 지금 있는곳에서부터 움직이기 시작할 것.
# 즈이히츠, 참 아이러니한 단어이자 멋진 단어인 것 같다. 인생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목표가 있다고 해서 움직이지 않는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먼저 움직이고 내가 어디로 향하는지 지켜보고 방향성만 잘 맞추면 된다.
ㅡ 쇼나곤은 세상을 묘사하지 않는다. 자기만의 세상을 묘사한다. 중립적인 관찰은 없다. 쇼나곤은 자신이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를 안다. 니체가 발전시킨 철학 이론인 관점주의를 따른다. 진실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다. 그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쇼나곤은 말한다. 너만의 것으로 만들라고.
# 우리는 여러 매체를 접한다. 뉴스, 인터넷, SNS, 유튜브 등 정보가 넘쳐나서 탈이다. 덕분에 사람들은 어느정도 분야의 지식을 알고 있다. 전에 쓴 것처럼 지식과 지혜는 다르다. 많은 정보와 지식 중에서 온전하게 내 것으로 만들어 지혜를 쌓아야 한다.
ㅡ 에피쿠로스처럼 쇼나곤에게도 쾌락의 분류 체계가 있다. 쇼나곤은 그냥 즐거운 것과 진정한 오카시이, 즉 진정으로 기쁜 것을 구분한다. 평범한 즐거움과 달리 진정한 기쁨에는 놀라움, 예상치 못한 전율이 있다. 진정한 기쁨이라 선언하는 것은 완벽할 필요는 없지만 반드시 알맞아야 한다. 분위기와 계절에 어울려야 한다.
ㅡ 소로가 가르쳐주었듯이, 우리는 볼 준비가 된 것만 본다. 그리고 우리 대부분은 작은 것을 볼 준비를 갖추지 못했다. 하지만 쇼나곤은 그렇지 않았다. 쇼나곤은 삶이 수만 가지 작은 기쁨의 총합 그 이상도 그이하도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았다. 쇼나곤은 사쿠라 즉 벚꽃을 무척 좋아했다. 벚꽃은 순식간에 져버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삼 일쯤 만개했다가 다 떨어져버린다. 불교 개념인 무상에서 찾을 수 있다. 인생은 덧없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사랑한 모든 것은 언젠가 죽어 없어지고, 우리 자신도 마찬가지다.
# 쇼나곤이 말하는 삶의 작은 기쁨을 느껴야 한다. 그 작은 기쁨을 느끼려면 단락 제목인 작은 것에서 부터 감사해야하고, 너무 큰 의미를 찾지는 말아야 할 것 같다. 불교 개념인 무상. 기억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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