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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p ~ 181p

쇼펜하우어처럼 듣는 법 (3)
 ㅡ 나는 쇼펜하우어처럼 우울하지만 그렇다고 염세주의자는 아니다. 그의 침울함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바로 우리 인간은 절대로 알 수 없는 완벽한 지식을 상정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가능한 최악의 세계"에 살고 있다고 의심할 수는 있겠지만. 정말 그걸 확신할 수 있을까? 염세주의는 나에게는 없는 확신을 필요로 하며, 그 점에서 나는 감사하다.

 ㅡ 쇼펜하우어는 명상을 하지 않았다. 세속적 즐거움을 단념하지도 않았다. 고급 요리와 값비싼 옷을 즐겼고 평생 왕성한 성생활을 하며 "생식기관은 세상의 진정한 중심"이라는 말도 남겼다. 어떤 사람은 서양 철학이 다른 곳의 지혜를 알지 못하는 근시안적 철학이라고 말한다. 사망한 백인 남성, 오로지 백인 남성만 가입할 수 있는 철저히 배타적인 클럽이라는 것이다. 이런 비난이 어느 정도 진실이기는 하지만 서구 철학이라는 천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 동양의 실이 엮여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쇼펜하우어는 동양의 가르침을 걸신들린 듯 빨아들였고 "인간의 수준을 넘어서는 이해"에 마음을 빼앗겼다. 불교를 공부하며 불교는 가장 위대한 종교라고도 선언했다.
 
 ㅡ 예술과 음악의 애호가였던 쇼펜하우어는 가장 심오하고도 아름다운 미학 이론을 전개했고 여러 예술가와 작가에 수 세대에 걸쳐 영향을 주었다. 다른 철학자들이 저 바깥세상을 설명하려 시도한 것과 달리 쇼펜하우어는 내면세계에 더 관심이 많았다. 자기 자신을 알지 못하면 이 세계도 알 수 없다. 이 사실은 내게 믿을 수 없을 만큼 명백하다.

# 쇼펜하우어의 비관적인 세계관을 의심하고 동의할 수는 없지만 그를 비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멋진 사람이다.

 ㅡ 읽다를 클릭하다로 바꾸면 현재 우리가 겪는 고충이 된다. 우리는 데이터를 정보로 착각하고, 정보를 지식으로, 지식을 지혜로 착각한다. 쇼펜하우어는 이러한 경향을 염려했다. 그가 눈 돌리는 곳마다 사람들은 정보를 통찰로 착각하며 앞 다투어 달려들었다. 
★ 정보는 그저 통찰로 향하는 수단일 뿐이며 정보 그 자체에는 거의 아무 가치도 없다는 것을 그들은 알지 못한다."

# 작가는 소음에 정신이 팔린 사람은 음악을 듣지 못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많은 정보와 데이터를 접하게 된다. 많은 정보와 데이터가 가치 없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지 않은 것들은 부정적이며 내가 알려고하는 것을 방해할 뿐이다. 지식을 지혜로 착각하지 말자.

 ㅡ 다른 사람들의 생각으로 머리를 가득 채우면 그들의 생각이 내 생각을 밀어낸다. 내가 초대하지도 않은 그 목소리들을 쫓아내겠다고 다짐한다. 나는 깨닫는다. 이 세상에서의 일시적 유예가 아닌, 더욱 풍성한 다른 세상으로의 침잠, 이것이 쇼펜하우어가 음악 안에서 본 것임을.

# 이로써 쇼펜하우어처럼 듣는 법 제 3장을 다 읽었다. 비관적이고, 심오한 그의 염세적인 세계관 때문인지 좀 더 심도 깊게 읽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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